소셜 프루프 기능을 두 번 만들면서, 타협하고 설득한 기록
판매자들이 종종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커머스앱에서 보던 그거, 지금 몇 명이 보고 있다는 알림, 그런 기능 없나요?"
없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써드파티 서비스를 안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써드파티 서비스는 별도 비용을 내야 했고, 아임웹 관리자페이지와 써드파티를 번갈아 오가며 관리해야 했습니다.
서비스마다 UX도 조금씩 달라 불편하다는 걸 알면서도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 장면이 오래 마음에 걸렸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숫자가 클수록 좋습니다. 300명이 구매했습니다. 1,000명이 봤습니다. 많을수록 신뢰가 생긴다고 믿으니까요.
하지만 구매자는 다릅니다. 숫자가 너무 많으면 광고처럼 느껴지고, 너무 작으면 오히려 불안해집니다.
얼마나 보여줘야 설득이 되고, 얼마나 보여주면 방해가 될까. 저는 그 지점이 오래 궁금했습니다.
아임웹은 누구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쇼핑몰 기능도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많은 판매자들이 구매자의 결정을 돕겠다며 외부 소셜 프루프 서비스를 비용을 내면서까지 붙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할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소셜티커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 노출되는 소셜 프루프 기능입니다.
지금 N명이 보고 있다, 최근 N명이 구매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숫자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첫 번째 시도는 처음부터 제약이 많았습니다. 표시광고법 때문에 조회수 데이터 보존 기간을 짧게 가져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판매자들이 충분한 숫자를 보여주고 싶어도 표시광고법 문제로 불가능했습니다. 기능을 만들었지만, 정작 쓰고 싶은 판매자들이 쓸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애니메이션도 그랬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소셜티커에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적인 텍스트보다 시선을 끌 수 있어야 했고, 여러 조건이 충족됐을 때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흐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스쿼드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가설 검증이 먼저였고, 최소한의 기능으로 빠르게 나가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저는 쉽게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언젠가 이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MVP는 빠른 검증에 유효하지만, 사용자 기대가 높아진 요즘 시대는 첫 경험의 질이 곧 이탈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했고, 처음 마주한 경험이 좋지 않으면 다른 선택지로 넘어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한번 떠난 사용자를 다시 데려오는 비용은 처음부터 잘 만드는 비용보다 훨씬 큽니다. 최소 기능이 아니라 최소한의 좋은 경험, MVE(Minimum Viable Experience)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개발 리소스 대비 임팩트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을 안은 채로 첫 번째 출시는 그렇게 마무리됐습니다.
배포 후 3-4개월 간 약 700개 사이트가 기능을 켰습니다. 필요한 기능이라는 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조회수 기간이 너무 짧다는 목소리가 들어왔습니다. 예상했던 피드백이었습니다.
두 번째 시도는 3개월 뒤 시작됐습니다. 첫 번째에서 접어뒀던 것들을 다시 꺼내는 과정이었습니다.
먼저 표시광고법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조회수 기간을 늘릴 수 없었던 건 현재 시제로 표현했기 때문에 지금 N명이 보고 있다는 문장은 짧은 구간의 데이터만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시제로 바꾸면 달랐습니다. 최근 30일 동안 N명이 구매했습니다. 데이터를 더 길게 축적할 수 있었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언어 하나를 바꾸는 것으로 구조적 제약이 풀렸습니다. 묘하게 통쾌한 순간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이번에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여러 조건이 동시에 충족됐을 때 하나만 보여주자는 의견이 또 나왔습니다. 저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하나의 근거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주문 수도 있고, 조회 수도 있고, 리뷰도 있습니다.
그 사실들을 알고 있으면서 하나만 보여주는 건 기회를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겹치지 않게, 차례로, 트랜지션과 함께. 결국 설득했고 반영됐습니다.
말보단 Jitter와 피그마를 활용해 실제로 동작하는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어 보여줬습니다.



출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만드는 것과 잘 알리는 것은 다른 일이니까요.
대시보드에 소셜티커를 소개하는 팝업을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단순한 정보 안내가 아니라 소셜티커의 경험 자체를 마케팅으로 연결하고 싶었습니다.
Phase 1에서 소셜티커를 경험한 사용자 수, 3,177,769명. 그 숫자를 실제 구매자 화면에서 보이는 소셜티커 UI 형태를 오마주하여 팝업에 담았습니다. 기능의 간접 경험으로 가치를 소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배포 첫날 팝업 노출 대비 전환율 4.4%, 페이지 진입 후 설정 저장율 41.1%. 소셜티커 기능은 매출상승도구라는 페이지 내에 있는데 다른 기능 트래픽도 함께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신규 사이트 유입이 높았고, 기존 대비 약 2.5배였습니다.
다만 3일차부터 전환 지표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노출 기간을 일주일 미만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출시 직후 하루 만에 1,000개가 넘는 사이트가 기능을 활성화했습니다. 기능이 고도화됐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첫 번째 배포와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D2C 서비스 특성상 이 기능이 전환율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판매자를 대상으로 A/B 테스트를 진행할 수 없으니까요.
다만 동일한 사이트에서 소셜티커를 본 구매자와 보지 않은 구매자의 데이터를 분리할 수 있도록 이벤트 설계를 진행 중입니다. 아직 실제 데이터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봐야 알 것 같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VOC가 또 들어왔습니다. N개월 동안 N명이 구매했다와 같은 문구에 변수 설정을 직접하고 싶다는 요청이었습니다. 제가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했던 바로 그 기능이었습니다.
타협한 지점은 언제나 티가 납니다. 끝까지 가지 못한 것들은 결국 누군가의 불편으로 남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끝까지 싸운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조금 부족했습니다.
프로젝트명
소셜티커 — 소셜 프루프 기능 설계 및 디자인
기간
2024.09 ~ 2025.01(Phase1 -> Phase2)
팀구성
PO 1명, 디자이너 1명, 개발 2명
역할
기능 기획 참여 · UX/UI 디자인 · 모션 디자인 (Jitter) · 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