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혼자 제품을 만들면

2026. 2. 28.

아임웹에는 앱스토어라는 생태계가 있어요. 외부 서비스들이 입점해 아임웹 사용자(판매자)에게 자신의 서비스를 소개하고 연동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입점한 파트너사들은 자신의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배너와 같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전달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어요.


브랜드 가이드를 벗어나는 경우가 반복됐거든요. 프로세스를 뜯어보면 이해관계자가 생각보다 많이 엮여 있어요.
먼저 콘텐츠 PDF 가이드를 파트너사에 전달하고, 파트너사는 그 가이드를 숙지한 채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요. 완성된 결과물은 이메일로 전송되고, 디자이너가 가이드 준수 여부를 검수한 뒤 문제가 있으면 수정 요청을 보내요.
파트너사는 다시 수정하고, 디자이너는 다시 검수하고. 이 이터레이션이 몇 번씩 반복되기도 했어요.


각 단계마다 사람이 개입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오가고, 기다리는 시간이 생겨요.
겉으로는 단순해 보여도 실제로는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구조였어요.


어느 순간 이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가이드를 잘 지켜달라"는 요청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사람이 가이드를 숙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가이드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어요.


이 가설의 힌트는 과거 경험에서 왔어요. 마케팅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 구글과 메타 광고 소재를 만들 때 가이드 미준수로 반려당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때 플랫폼이 애초에 가이드 안에서만 만들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면, 반려 자체가 없었을 거라는 것.

이 구조를 그대로 가져오면 파트너사는 별도 도구 없이 웹에서 즉시 홍보물을 만들 수 있고, 디자이너는 검수라는 행위 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봤어요.


원래였으면 개발자한테 넘겼을 아이디어였어요. 근데 마침 *Figma Make에 관심이 생겼던 시점이었거든요. 그냥 직접 해보자 싶었어요.
*Figma Make는 쉽게 말하면 바이브 코딩처럼 프롬프트만으로 실제로 동작하는 앱을 만들어주는 Figma의 AI 기반 prompt-to-app 빌더예요. 코드를 직접 짜지 않아도 원하는 기능을 말로 설명하면 앱 형태로 구현해줘요.


Supabase랑 Slack API를 연동해서 혼자 구현해봤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됐어요. 하루 정도 만에 전반적인 구조는 다 잡혔거든요. 물론 프롬프트만 300번은 주고받은 것 같지만요 ㅋㅋ


전송 방식도 중간에 한 번 바뀌었어요. 처음엔 Resend로 이메일 전송하는 구조를 생각했는데, 막상 현업에서 보면 메일보다는 슬랙을 훨씬 더 많이 활용해서 Slack API로 갈아탔어요.


결과적으로 파트너사가 템플릿에서 텍스트랑 이미지만 바꾸면, 완성된 배너가 버튼 하나로 담당자 슬랙에 바로 전송되는 구조가 됐어요.
디자인부터 로직, 전송 자동화까지 전부 혼자 만들었어요.


이번 작업으로 B2B SaaS 영역에서도 AI를 활용하면 개발자 없이 누구나 가설 검증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기존 프로세스는 이해관계자들 간 소통 시간까지 포함하여 요청 한 건당 적게는 30분, 많게는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구조였어요.
하지만 배너 메이커를 도입하면 파트너사가 직접 만들고 전송하는 것으로 끝나요.

검수와 재요청 단계가 구조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요청 한 건당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로 몇 건씩 적용되면서 리소스 절감을 조금씩 체감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자동화나 작은 제품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시도를 계속해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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