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디자인 Assistant 만들기

2026. 3. 7.

솔직히 말하면 FOMO였어요.
다들 AI로 뭔가를 하고 있는데 나만 안 하면 뒤처질 것 같은 느낌
게다가 최근 송길영 작가님의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책을 읽은 것이 결정적이었어요. AI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은 빠르게 맡기고, 인간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발전하라는 내용이었거든요.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뀌어봤어요. 디자이너인 나는 뭘 맡기고, 뭘 붙잡아야 하지?


가장 많이 시간을 쓰는 업무부터 들여다봤어요. 다양한 유즈케이스를 Figma에 표현하거나 개발자에게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노가다성 업무가 떠올랐어요. AI가 나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Talk-to-Figma MCP를 테스트하기 시작했어요. Claude Code에서 Figma를 직접 제어하는 방식이에요.


단순히 "디자인해줘"가 아니라 실제 제가 Figma를 쓰는 방식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도록 교육 시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사내 디자인 시스템 라이브러리에서 컴포넌트 인스턴스를 불러오고, Navigation과 PageHeader 같은 고정 영역을 먼저 배치한 다음 Contents Area를 채우는 순서로요.



물론 모든 걸 디자인 시스템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어요.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Fallback Policy도 설계했어요.

디자인 토큰 기반으로 새로 만들되, 시스템 규칙 안에서 작동하도록 제약 조건을 걸어두는 방식이에요. 자주 쓰는 컴포넌트 조합은 skill로 등록하고, 아이콘은 할루시네이션 방지를 위해 이름과 key값을 미리 매칭해뒀어요. 처음엔 긴가민가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고 있어요.


사내 라이브러리 인스턴스 불러오는 게 토큰량 때문에 어려울 줄 알았는데 수월했거든요. 몇 달 전엔 Auto Layout도 제대로 못 써서 포기했는데, 지금은 충분히 쓸 만한 수준이 됐어요.


하다 보니 이런 것들에서 많이 막혔어요.

테스트로 "주문 관리 페이지 만들어줘"라고 했더니 완성은 됐지만, 결과물 보고 나서야 테이블 구조가 틀렸고 FILL/HUG가 하나도 안 쓰였다는 걸 알았어요. 요구사항에 레이아웃 의도가 없으면 Claude는 추측으로 채운다는 걸 직접 겪으면서 배웠어요.


테이블 디자인을 가장 어려워했다. 물론 사람도 비슷하다. 아직 요구사항 이해 능력이 부족하다.

테이블 디자인을 가장 어려워했다. 물론 사람도 비슷하다. 아직 요구사항 이해 능력이 부족하다.


세션이 길어질수록 이전 대화를 잃어버리는 것도 문제였어요. 실제로 중간에 컨텍스트가 소진되면서 다음 대화로 요약본을 넘겨야 했거든요. 그게 CLAUDE.md랑 스킬 파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그리고 한참 동안 모든 걸 수동으로 지시하고 있었어요. /component, /icon 같은 skill을 등록하여 슬래시 커맨드 없이도 자동 트리거도 된다는 걸 직접 물어보고 나서야 알았거든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프롬프팅 방식도 개선하고 있어요. "페이지 만들어줘" 대신 컬럼 너비에 FILL/HUG 방향까지 명시하고, "비슷하게 만들어줘" 대신 컴포넌트명, 데이터 구조, 토큰명을 다 적어요. 결과물 보고 구두로 피드백하는 대신 "회고해봐"라고 하면 Claude가 패턴을 정리하고 스킬 파일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꿨어요.


그러다 보니 이런 고민을 하게 됐어요.
클로드코드에게 나와 동일한 판단을 맡기려면, 내가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먼저 알려줘야 했거든요. 그게 100개가 넘는 질문으로 이어졌어요.


AI 시대에 시스템 플랫폼 디자인 역량이 매우 필요해졌음을 체감했다.

AI 시대에 시스템 플랫폼 디자인 역량이 매우 필요해졌음을 체감했다.


간격과 레이아웃부터 시작해서 네비게이션, 타이포그래피, 테이블, 필터까지요. Primary 버튼은 왜쓰고 언제 쓰는지. 언제 테이블이고 언제 리스트인지. 텍스트+아이콘 vs 아이콘 단독 기준이 뭔지.

AI한테 설명하려고 시작했는데, 정작 나도 명확하게 정리 안 된 게 많았어요. AI를 위한 작업이긴 했지만 제 디자인 기준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실 논리 없이 관성대로 할 때도 있거든요.


아직 안 되는 것들도 있어요.
클로드코드는 사람처럼 캔버스를 실시간으로 못 봐서 캡처로만 확인이 가능하고, 요구사항이 불완전하면 되묻지 않고 그냥 채워버려요. 오늘 배운 패턴이 세션 리셋되면 사라지는 것도 여전히 한계예요. "조금 더 크게", "왼쪽으로" 같은 직관적이지만 약간 주관적인 조정도 아직 어렵고요.



아직 유의미한 결과를 내진 못했어요. 하지만 청사진은 그려지고 있어요.
내 복제본을 만드는 것. 새벽에도 일을 시키거나, 동시에 여러 디자인 작업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게. 저는 창의적인 판단과 디테일에 시간을 쏟고, 단순 업무와 정리는 복제본에게 맡기는 구조요.


PRD만 붙여넣으면, 화면 구조를 알아서 추론하고 최적의 화면을 만들어주는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실험할 생각이에요. 어디까지 가능한지 직접 부딪혀봐야 알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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