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것

2025년 9월 13일

최근에는 Claude로 디자인 생산성을 올려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회사 디자인 시스템을 학습시키고, 앞으로 필요한 피처들은 프롬프트만으로 디자인하고, 부족한 부분들만 보완하는 식으로.


하지만 현실은 좀 달랐다. 자체 디자인 시스템을 학습시키려고 단순히 피그마 링크를 던졌더니 금방 토큰량을 초과하더라. AI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디자이너의 순진한 접근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readme.md 파일을 만들어 놓거나, 파운데이션과 컴포넌트들을 모듈화해서 부분 호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언젠가는 "장바구니 페이지 만들어줘"라고 하면 우리 디자인 토큰과 컴포넌트 체계에 딱 맞춰서 뚝딱 나올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아직 AI가 만든 UI들을 보면 딱 봐도 'AI가 만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어딘가 어색하다.

물론 프롬프트를 정말 디테일하게 써서 하나하나 지시하면 괜찮은 결과가 나오긴 한다. 하지만 그 프롬프트를 쓸 시간에 직접 디자인하는 게 아직까지는 더 빠르다.

결국 AI가 만든 결과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손봐야 한다. 레이아웃부터 타이포그래피, 컬러, 간격, 인터랙션까지. 구석구석 모든 걸 다시 만지작거려야 비로소 우리 제품다운 느낌이 난다.


사용자가 클릭하는 순간 느끼는 미묘한 기분, 텍스트를 읽을 때의 호흡, 페이지를 넘길 때의 자연스러움. AI는 아직 이런 것들을 모른다. 정확히는, 알고 있지만 느끼지 못한다. 완벽함과 적당함 사이의 그 섬세한 경계선을.


나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방식을 배우되, 변하지 않는 인간만의 영역을 더 깊이 파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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