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4일 날씨 맑음

이 글은 조용필의 〈걷고 싶다〉를 들으면서 읽으면 좋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에리히 프롬의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라는 책을 읽었어요.

사람들은 자신의 인성마저 잘 팔아야 하는 상품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자신이 누구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다들 폰을 보고 있었어요.


요즘 AI로 인해 효율을 추구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이로운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근데 점점 사람 냄새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키오스크가 생기고 점원이랑 눈 마주칠 일이 없어졌고, 생성형 AI로 사람 사이의 유대가 얇아졌습니다.


앞으로 인간은 더 외로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한쪽이 과하게 기울면 다른 쪽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시소처럼요.



그래서 저는 요즘 라디오를 듣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목소리가 나와요. 청취자 사연 사이에 좋은 음악도 들리고요. 즐겨 듣는 한해의 키스더라디오에서 DJ 한해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라디오는 매일 2시간씩 이야기하다 보니 척을 할 수가 없다고. 부자연스러운 게 바로 들통나는 매체라고 했어요. 온전한 자기 모습을 전달하기 좋은 매체라고.


이런 소소하게 삶을 향유할 수 있는 요소들이 요즘은 귀해졌습니다.

책도 다시 읽기 시작했어요. 일부러 고전 문학이나 철학 쪽으로 골라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사람들과 살아가고 사랑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보면 결국 거기로 가게 되더라고요.


기껏해봤자 라디오랑 책 읽는 수준이지만, 저는 이걸 낭만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의도적인 불편함이라고 해도 좋고요.

효율이 전부가 되는 시대일수록,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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